당직근무 중 필로폰 투약, 노조 공금으로 도박도
원자로를 빈틈없이 관리해야 할 한수원 임직원의 기강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도 일어났다. 지난 2012년 9월 고리원전의 재난안전팀 직원(당시 35세)이 두 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밝혀져 체포됐다. 그는 사무실에서 당직근무를 하던 중 필로폰을 투약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난안전팀은 청경대, 소방대, 관리직원 등으로 구성되며 건물 화재 등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2015년 4월에는 한수원 노동조합의 공금을 빼돌려 스포츠토토 등 도박에 쓴 혐의로 노조 전임간부가 구속되기도 했다.

▲ 원전 경비와 화재 대응 등을 맡은 고리원전의 재난안전팀 직원이 근무시간 중 사무실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나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 채널A 뉴스 화면 갈무리
탈핵 전문가들은 한수원 내부에 ‘도덕불감증’이 만연했다고 꼬집었다.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부품 시험성적서 조작은 은폐되었던 고질적 문제가 드러난 것이고, 단순한 비리가 아니라 핵발전소 안전으로 이어지는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마약 사건의 경우 발전소 내부 인적 관리가 전혀 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야당 추천으로 원자력안전위원을 지낸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한수원의 몸에 밴 ‘비밀주의’가 가장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수원 측에서 사고를 은폐했다가 들킨 것만 해도 10번이 넘는다”며 “만약 후쿠시마 같은 큰 사고가 난다면 주민들이 빨리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한수원이 앞선 사건들처럼 은폐하고 있다가 대피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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