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력원자력이 전남 영광 한빛 원자력발전소 4호기 가동 초기에 증기발생기 내 이물질이 유입된 걸 알고서도 20년간 원전을 가동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증기발생기 결함은 방사성물질 누출 같은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등이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한수원은 한빛 4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1년이 될 즈음인 1996년 11월 첫 정기검사 때 증기발생기에 이물질이 있음을 발견했다.
당시 이물질이 올해 발견된 ‘망치’ 형태의 금속물질(이하 망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수원은 당시 증기발생기 내부 전체를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밀검사를 할 필요가 없었다. 한수원 정비 결과를 바탕으로 원안위에 평가보고서를 제출하는 KINS는 증기발생기에 균열 등 눈에 띄는 문제가 발생해야만 부적합 판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향후 설비 장애를 일으킬지도 모를 이물질이 있었음에도 원전 가동이 지속된 것이다.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에선 지난 7월 정기검사 때 11㎝ 길이 망치와 1.5㎝ 크기 계란형 금속 등이 발견됐다. 증기발생기는 원자로·터빈과 함께 원전을 구성하는 핵심시설이다. 증기발생기를 구성하는 두께 1㎜의 얇은 관(세관) 8400개에는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냉각재가 순환하고 있다. 증기발생기 세관이 내부 이물질과의 잦은 충돌로 구멍이 생기면 냉각수가 누출된다. 최악의 경우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샌 오노프레 원전 3호기는 2012년 1월 증기발생기 결함으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자 즉시 가동을 중단했고 이듬해 6월 영구폐쇄됐다.
한수원이나 원안위, 증기발생기 제작사인 두산중공업은 망치가 증기발생기 제작 때 유입돼 20년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망치가) 증기발생기 내부 구조물에 끼여 고정된 상태여서 증기발생기는 손상을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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