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업계(원자력업계)가 ‘건설비가 싸다’고 주장하는 한국형 3세대 핵발전소(원전) ‘에이피아르(APR)1400’의 건설비가 지난 9년 사이 54.9%(한 기당 1조5289억원) 비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건설비 추가와 해당 기간의 물가 상승도 한 요인이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와 지난해 경주지진 사태 뒤 안전설계 보강이 추가된 점도 건설비 상승 원인으로 분석된다. 뒤집어 보면 안전 설비 부족만큼 건설비가 낮게 책정되고 이는 값싼 전기로 이어져온 셈이다.
9일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에이피아르1400 발전소별 공사비·사업비 자료를 보면, 2007년 착공한 신고리 3·4호기의 건설비 최초계약금액은 5조5675억원이었고 지난해 착공한 신고리 5·6호기 건설비 최초계약금액은 8조6253억원이었다. 9년 전에 견줘 건설비가 54.9% 비싸졌다. 우 의원 쪽은 “이렇게 건설비가 커진 것은 후쿠시마 후속 대책과 내진 성능 강화 등 안전 기준이 강화되며 설비가 변경 또는 추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두산중공업이 공급하는 원자로는 신고리 3·4호기 최초계약 때 가격이 9058억원이었는데 신고리 5·6호기에서는 1조8289억원으로 두 배 넘게 비싸졌다. 발전소 주설비의 최초공사비도 현대건설·에스케이(SK)건설 등이 시공한 신고리 3·4호기에서는 7278억원이었으나 삼성물산·두산중공업·한화물산이 시공하는 신고리 5·6호기에서는 두 배 가까운 1조3082억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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